[결혼에세이] 결혼식과 결혼 제발 헷갈리지 마
명사에세이rss 퍼머링크http://www.wefnews.co.kr/vlink/78682복사기사입력 2011-08-1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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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결혼식처럼 아름답지 않아. 평생 그렇게 비싼 옷 못 입고, 평생 그렇게 예쁘게 화장 못 해. 남편도 그날이 제일 상태 좋아. 그런데 많은 여자들이 이 둘을 구분 못한 채 결혼식장으로 들어가. 결혼이 결혼식인 줄 착각하는 거지.



<유리구두, 김혜연, 자카드직물 위에 혼합매체, 90, 72cm, 2011>



결혼 축하해. 그런데 한 가지 묻자. 네 결혼은 공정거래니? 너는 5천만원 있으면서 남자는 1억 5천짜리 전셋집 구해와야 한다고 ‘떼’쓰지 않았냐고. 내 주변에 아직도 이런 여자들이 많아서 하는 얘기야. 20~30대 직장인이 벌면 얼마나 벌겠니.

30대 초반의 여자가 5천만 원 모았다면 네 남자도 그 정도가 정상이야. 물론, 너도 그건 잘 알고 있지. 그런데도 은근히 압력 넣는 것은 무슨 뜻이야? 그 남자보고 집에 가서 떼부리라는 거잖아.

그런데 그거 아니? 그 엄마가 아들에게 준 전셋값 1억 5천은 아들 준 돈이지. 너 준 돈 아냐. 넌 그냥 내 아들 위해 얻어준 집에 같이 사는 애일뿐이지. 그럼 대가를 치러야 돼. 주말마다 시댁에 가서 밥을 한다든지, 커튼을 빤다든지 어떤 형태로든 봉사해야 한다고. 그러면서 구질구질하게 만날 시어머니 욕하잖아.

‘어머니, 늙기만 해보세요….’
네가 지금 1970년대에 사니? 왜 너처럼 똑똑한 애가 그런 고전적 아픔을 치르고 사냐고.

그래서 나는 늘 말해왔어. 일하는 여자한테는 가난한 집 남자가 최고다. 왜냐면 시어머니한테 받아올 돈이 없어. 준 돈이 없으면 며느리한테 함부로 요구하지 않아. 내 돈 어디다 쓰는지 감시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 며느리가 직장 다니는데 협조적일 수밖에 없어. 당연히 애도 잘 봐주지. 부잣집 시어머니가 애 봐주는 거 봤니?

일하는 여자에게 결혼은 거래일 필요가 없어. 오직 필요한 것은 너를 지원할 수 있는 지원군이야. 그까짓 1억 5천만 원, 둘이 열심히 벌면 금방 모을 수 있어.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건강한‘창업 정신’이지.

그 창업 선포식이 바로 결혼이야. 그런데 많은 여자들이 결혼식을 동화책 속 허상으로 생각해. 비싼 드레스도, 화장도, 웨딩카도 다 가짜야. 평생 그렇게 비싼 옷 못 입잖아. 남편? 그날만 상태 좋아. 다음날부터 파자마 바람으로 돌아다녀. 그런데 많은 여자들이 허상과 실체를 구분 못한 채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거야.

결혼이 결혼식인 줄 아는 거지. 결혼식과 결혼의 격차가 크면 클수록 그 결혼은 깨지기 쉬워. 결혼식이 허상일수록 실체와의 격차 때문에 더 빨리 깨지는 거지. 가장 나답게 결혼하고 결혼식도 현실 그 자체여야 해.

무겁지 않게, 등에 질 수 있을 만큼의 짐만 지고 결혼 전처럼 똑같이 사는 거야. 꿈과 자부심이 녹아 있는 결혼을 준비해. 실체로 거래한 여자는 실체로 일어서고 허상과 거래한 애는 허상으로 무너져. 결혼식과 결혼, 제발 헷갈리지 마!


Writer

이화여자대학교 정책대학원 여성정책석사로 현재 더블유 인사이츠의 대표이자 아트스피치 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여성의 이해에서 비롯된 가정과 기업의 성공을 주제로 강의하는 스타 강사. 대표적인 저서로는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와 <김미경의 아트스피치>가 있고, 최근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언니의 독설>이란 책을 펴냈다.

글 김미경(더블유인사이츠 대표 겸 아트스피치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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