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계환의 독서경영, 페르시아 원정기
사회rss 퍼머링크http://www.wefnews.co.kr/vlink/87298복사기사입력 2013-09-24 09:30
조회 11107
안계환의 독서경영
 
페르시아 원정기
 
 
 
 
 며칠간의 추석연휴가 끝나는 날 책을 이것저것 읽다보니 책상에 꽤 많이 쌓여 있습니다. 요즘 읽는 책들은 주로 인문학 관련 도서입니다. 요즘 세상은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인문학은 왜 알아야 하는 것일까요?
 
 인문학은 삶에 있어서 '문제해결의 최종 솔루션이다.'라고 정의합니다. 우리는 온통 문제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정치적 문제,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입니다. 여기서 문제라고 하는게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은 주변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라 할 수 있고 또 이것이 삶의 의미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없는 세상은 천국일 것 같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자신의 존재가치가 없는 지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1차적인 해결책은 직접적인 해결입니다. 알고 있는대로 처신하면 되는 것이지요. 제품이 안팔리면 나가서 팔면 되는것이고, 사람의 문제이면 직접 만나서 소통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이에 해당하는 역사속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페르시아 원정기"라고 번역된 "퀴로스 아나바시스(Kyrou Anabasis)"라는 책을 쓴 역사가 크세노폰의 이야기입니다. 기원전 402년 그러니까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원정을 떠나기 60년전입니다. 페르시아 왕 아르타 크세르크세스 2세의 아우 퀴로스는 형을 왕위에서 축출하고 스스로 왕이 되고 싶어합니다. 형이 국왕으로 있는 거주하고 있는 바뷜론은 유프라테스강변에 있고 퀴로스는 소아시아 반도 서쪽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퀴로스는 형을 공격하기 위해 그리스인 용병을 모집하는데 유능하고 경험많은 그리스 장군들을 통해 1만1천여 명을 모았습니다. 용병들에게는 왕명에 순종하지 않는 피시다이족을 응징한다는 핑계를 대고 뤼디아 지방의 수도 사르데이스를 출발해 내륙으로 행군하기 시작합니다.
 
 기원전 401년 봄에 출발하여 6개월간의 행군을 통해 같은 해 9월 퀴로스군은 바뷜론 근처의 쿠낙사에서 페르시아 왕의 군대와 마주치는데, 퀴로스는 이 전투에서 전사하고 맙니다. 용병으로 고용했던 주군의 전사로 말미암아 퀴로스를 따르던 그리스인 용병대는 졸지에 적국의 한복판에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됩니다. 게다가 함께 부대를 구성했던 페르시아인들은 퀴로스가 죽자 곧장 페르시아 왕의 편으로 돌아섭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협상에 나섰던 그리스 용병대 지휘관들은 페르시아 태수 팃사르페르네스에 속아 페르시아군 진영에서 붙들려 처형당하고 맙니다.
 
 자신들의 고향으로부터는 수천킬로를 떠나 왔으며, 적국의 한복판에 놓여 있는 1만명의 군대는 지휘관도 없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자 그리스인 특유의 토론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무리를 지어 모여서 새로운 지휘부를 선출하는데 이 책의 저자인 아테나이 출신의 크세노폰도 그 중 한명이 됩다.

 크세노폰은 당시 20대 중반으로서 큰 부대를 지휘한 경험이 없는 소대장급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지휘부가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나서서 이들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토론을 시작하고 크세노폰은 곧 리더가 됩니다. 그는 군사들을 이끌 절대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통해 방향설정을 해나가게 됩니다. 이들은 밤마다 열띤 토론을 벌이고 낮에는 적들의 공격을 견디며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이 왔던 서쪽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식량을 구할 수 없다고 여겨 훨씬 힘든 여정이지만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갑니다. 그들을 추격하는 페르시아인들은 집요하게 공격을 해대지만 토론을 통해 뭉쳐있는 그리스인들은 작은 손실만을 입을 뿐입니다.
 
 아나톨리아 반도 고원에 위치한 오늘날의 쿠르드족 등 산악의 호전적인 부족들의 집요한 공격을 받으며 천신만고 끝에 흑해 연안에 있는 그리스인 식민시에 도착합니다. 그들이 테케스라는 산에 도착했을 때 군의 선두에 있던 대원들이 기쁨의 함성을 외칩니다. "바다다! 바다다." 그들이 만나는 바다는 지금까지 목숨을 걸고 헤쳐왔던 고난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이었던 셈입니다.

 기원전 400년 1월말이 되어 그들은 트라페주스에 도착하고 같은 해 10월 뷔잔티온에 도착합니다. 물론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굶주리고 있지만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용병들을 쉽게 받아줄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들이 지녀왔던 용기와 문제해결의 능력들은 고향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돕고 있었습니다.
 
 인문학중에서 특히 역사속에서 인물들을 만나면 그들로부터 탁월한 능력들을 전수받기도 하지만, 그들이 맞섰던 위기의 순간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했었는지 배우게 됩니다. 사방에 적군으로 둘러쌓인 곳에서 생존을 위해 토론하고 있었던 크세노폰과 그리스 용병들을 상상해 보면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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