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에세이] 함께 걸아가는 이 길
에세이rss 퍼머링크http://www.wefnews.co.kr/vlink/88828복사기사입력 2014-04-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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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걸어가는 이길

결혼을 앞두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결혼은 현실’이라는 것이었다. 아니 그전부터 귀에 인이 박이도록 들었던 말 중 하나였다. 물론 결혼은 현실이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신혼집을 가지고 싶다면 그만큼의 경제력이 있어야 하며, 맛있는 아침 식사를 함께하고 싶다면 일찍 일어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뛰노는 가족의 일상을 꿈꾼다면 우는 아이 때문에 잠 못 이루며 똥기저귀를 갈아주는 일상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결혼을 앞두고 꿈꿨던 삶은 보이지 않고 어느덧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현실만 놓여 있었다. 그렇게 사랑은, 현실이 되었다. 대중가요 가사처럼 ‘우리 둘이 알콩달콩 서로 사랑하며 나 닮은 아이 하나 너 닮은 아이 하나 낳고 천년만년 아프지 말고 살고 싶었는데’, 그렇게 살기 위해 나는 아줌마가 되어야 했고, 남편은 아저씨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되었다. 때로는 서로를 미워하고 가끔은 불쌍하게 생각하면서도 서로 놓지 않고 있음을. 호호백발이 되어서도 이 사람과 손잡고 산책을 하며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음을.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결혼 때문이 아니라 우리 인생살이가 원래 그렇기 때문이라는 것을. 결혼 전의 우리보다 지금의 우리에서 더 깊은 사랑을 느끼고 있을 만큼 우리는 성장해 있었다.
 
결국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왔다. 결혼 전에는 그토록 잘 맞았던 우리가 어떻게 갑자기 달라질 수 있을까. 양말 때문에 싸우고 치약 때문에 싸운다는 어른들의 말씀은 진실이었다. 서로를 웬만큼 알게 된 지금까지도 우리는 서운해하고 마음 상해하면서 싸운다.
 
하지만 늦은밤 함께 나누는 술한잔으로, 산책길을 거닐면서 마주잡은 두손으로 우리는 사랑을 다시 확인한다. 이 사람만큼 나를 아는 이가 있을까? 이 사람만큼 내 삶을 이해하는 이가 있을까? 우리는 서로에게 이미 그런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결혼은, 사랑의 훈련 과정이 되었다.

때로는 혼자가 더 편할지도 모른다. 아니 원래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 맞는지도 모른다. 철학이나 예술이 인생의 필수 요소가 아닌 것처럼, 사랑이나 결혼도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내 삶이 어떤 모습인지, 내가 걸어온 길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과 아이를 키우며 늙어갈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축복일 것이다


writer 현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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